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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을 튼튼하게 만들면 농성이 오래간대요. 그래서 허술하게 지으라고 했어요. 설마, 이번 주에는 끝나겠죠."
1일 오전 청와대 앞 보건의료노조 농성장. 강현근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장이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노조 내부에서 농성장을 너무 튼튼하게 만들면 오래 있어야 한다는 속설이 있단다.
대한적십자사는 전임 회장 사퇴 뒤 약 10개월째 수장 공백을 겪고 있다. 노조가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장 인준을 둘러싸고 행동을 이어온 지도 두 달을 넘겼다.
애초 노조는 '출근 저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인요한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취업을 제한하지 않기로 하면서 대통령 인준만 남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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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준이 이뤄질 것을 우려해 인 전 의원이 적십자사에 출근하지 못하도록 저지 행동을 계획 중이었고, 적십자사쪽에도 이러한 방침을 알리던 참이었다. 하지만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청와대 만찬 뒤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반대 의견을 전했고, 청와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지부장은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보고 빨리 검토해 달라는 바람으로 청와대 앞에 농성장을 차렸다"고 설명했다.
일상의 모든 중심이… "이게 뭐라고 길어지나"
노조는 인 전 의원이 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된 뒤인 6월26일부터 평일마다 청와대·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해 왔다. 강 지부장은 매일 오전 8시께 청와대에서 1인 시위를 한 뒤 적십자사 본사로 이동해 로비 농성장에서 업무를 대신하는 날을 반복했다. 전임자가 아닌 간부들은 정해진 노조 활동시간을 쪼개 현장으로 온다.
강 지부장은 "원래 현장을 돌아다니며 조합원들을 만나고 어려운 。을 듣는 게 노조 활동인데 두 달 동안 조합원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며 "개인생활도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아침부터, 시시때때로 인 전 의원 관련 뉴스를 검색하는 것도 습관이 됐다.
청와대 농성은 이날로 5일째지만 이들이 이곳을 오간 시간은 두 달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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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노조 내부에서도 "이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노조는 국회의원과 공직자윤리위원회 의원들을 만나 의견을 전하고, 전국 각지에서 서명운동도 벌였다. 강 지부장은 "노조의 이익을 위한 일이었다면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었겠냐"고 전했다.
청와대 앞은 어느새 이들의 출근지가 됐다. 정연숙 수석부지부장은 "경찰이 언제까지 할 거냐고 물어서 '인요한 인준이 거부될 때까지'라고 답했다"며 "폭염 땡볕 아래서 더운 것보다 내가 이 자리에 없다가 '인요한이 회장이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더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매일 1인 시위를 이어온 이유를 그는 "자리를 지켜야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피켓 문구를 읽곤 "말도 안 된다" "힘내라"는 응원을 전한다.
지역 지부장들에게 청와대를 가기 위한 서울행은 하루 일정을 쏟는 일이다. 김성철 통영지부장은 통영에서 청와대까지 왕복 10시간가량 걸려 이곳을 오갔다. 적십자사 산하 26개 지부의 지부장들이 서로 일정을 나눠 서울을 오가고 있다. 김 지부장은 "통영적십자병원 사정이 녹록지 않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코로나19 이후 병상가동률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 현장에 빨리 복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역시 최근 모든 일상의 중심이 청와대, '인요한 인준 거부'가 됐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길어지나." 이날 농성장에 모인 적십자사 노동자들이 반복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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