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의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압수수색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환아가 숨진 당일에도 경찰의 현장 조사로 응급진료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의료진 증언이 나왔다.
지난 7월 15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심정지 상태에 빠진 생후 4개월 영아를 살리기 위해 의료진이 60여 분에 걸쳐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지만 아이는 끝내 숨졌다. 그러자 보호자는 곧바로 112에 의료진을 신고했다. 얼마 뒤 형사 2명이 응급실에 들어왔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카메라를 든 과학수사대 경찰관 3명이 추가로 진입했다. 의료진은 숨진 아이에 대한 처치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경찰 조사에 응해야 했다.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소아응급의학회의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당시 상황이다. 이 센터장은 “이 환아가 사망한 7월 15일 당시 응급실에서 60여 분에 걸친 CPR이 진행이 됐었고 심정지 상황에서 모든 의료진이 각고의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환아는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보호자의 신고 직후 출동한 형사 2명은 응급실에 들어와 의료진을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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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과학수사대 소속 경찰관 3명이 DSLR 카메라를 들고 소생실에 진입해 현장을 촬영했다.
이 센터장은 “(경찰이)모든 처치 행위가 끝나지도 않은 소생실을 카메라로 사진 촬영하면서 현장에 있던 간호사들과 의사들을 범죄자 취급했다”고 말했다. 당시 다른 환자들도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경찰 조사로 약 40분간 진료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찰의 응급실 진입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달 30일에는 해당 환아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응급센터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응급실에서는 생후 약 6개월 영아가 1시간 넘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전문의가 여러 약제를 투여했지만 경련이 멈추지 않아 기도삽관까지 준비하던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 센터장은 “아이가 간신히 안정화되고 난 다음에 경찰이 와서 응급실을 다니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경찰은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의사와 간호사의 컴퓨터를 차례로 확인했다. 간호파트장도 별도 공간에서 약 1시간 동안 자료 요청 등에 대응해야 했다.
이는 압수수색이 17분 만에 종료됐고 진료 방해도 없었다는 경찰 측 설명과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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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증거 위·변조 우려 등을 이유로 강제수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이 센터장은 “진료가 중단되고 그리고 의료인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라며 다른 응급의료 현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소아응급환자 진료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으로도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센터에서는 우리 지역을 벗어난 충청도와 강원도의 환자들을 위해서 진료는 계속 할 것”이라면서도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모멸감을 느끼거나 압박감을 받으면서 진료를 하길 원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경찰들이 명명백백히 보호자들과의 이해관계나 아니면 사실관계를 위해서 수사를 하신다 그러면 언제든지 협조를 할 생각”이라며 다만 진료 중인 환자에 대한 치료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면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수사 준칙 마련을 요청했다.
이날 김택우 의협 회장도 경찰이 사전 자료 제출이나 임의제출을 요청하지 않은 채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소아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전국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12곳 중 2~3곳에서는 이번 사건 이후 센터 지정 반납까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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