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직의 수장이 또 바뀌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경찰청장'이 아닌 '직무대행'입니다.
경찰청은 그제(1일) 밤늦게 치안정감·치안감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각 시·도청 청장과 경찰청 주요 국장 등 '고위직' 인사로, 사실상 경찰 지휘부를 새로 짠 겁니다.
경찰 2인자 격인 경찰청 차장에는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이, 서울경찰청장에는 고범석 전남경찰청장, 인천경찰청장에는 유승렬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이 승진 임명됐습니다.
김 신임 차장은 자연스럽게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습니다.
이번 인사로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 가운데 14명이 교체됐고, 전체 치안감 직위의 교체 비율도 81%에 달했습니다.
경찰청은 "공정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체 시·도경찰청장에 '향피제(연고지 근무 배제)'를 전면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비어 있는 경찰청장 자리로 쏠리고 있습니다.
경찰청장은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1년 9개월째 공석 상태로 벌써 '세 번째' 대행 체제입니다.
이번 인사로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이 새롭게 짜였고, 속도가 붙을 것이란 평가도 나오지만, 언제 청장이 임명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들 스스로 말하듯, 올해는 '조직의 명운을 건 한 해'입니다.
중대한 시기, 하지만 부실 수사 등으로 인해 경찰을 향한 '책임론'은 커지고 있고, 정작 '책임질 사람'은 없는 답답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1년 9개월 경찰청장 공백…'수장' 잃은 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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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전체적으로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빠른 시일 내에 중수청, 공소청 등 개혁이 마무리되는 시。에 인사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 8월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中
그동안 경찰청장 공석 상태를 두고 정치권과 경찰 안팎에선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적임자의 성향과 능력을 직접 。검하고 결정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때문에 고심이 길어진다는 추측부터, 일각에선 정부가 경찰에 '비상계엄 참여' 책임을 묻는 것을 넘어 변화한 새 형사소송법 시대에 '코드 맞추기'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에 관여한 조지호 전 청장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당하며 새 청장을 임명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굳이 9개월째 자리를 비워두겠냐는 겁니다.
정부 역시 경찰청장 공백에 대한 비판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경찰청장 대행 체제가 장기간 이어진 데에 대해 "인사가 늦어지는 .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홍 수석은 조 전 청장이 계엄 관련 수사를 받고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후임자를 임명하기 어려웠다며 "(검찰) 개혁이 마무리되는 시.에 빠른 시일 내 인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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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경찰 고위직 공백이 일선의 부실 수사로 반드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에 대한 일선 경찰관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당장 한 달 뒤 검찰청이 폐지되며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는 변화를 마주하게 됐는데도, "그동안 경찰 지휘부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읍니다.
일선 수사관들은 부족한 인력과 반면 산적한 업무량, 검찰청 폐지로 인해 늘어날 '미제 사건' 해결 방안 등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지역별 수사 역량 격차, 전문 사건을 해결할 수사관 양성을 위한 교육 등은 당장 입에 올리기도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이들은 경찰 조직을 대표할 책임자가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공소청과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주고받을 것인지, 또 보완 수사가 없어진 상황에서 경찰 수사는 스스로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중수청과 경찰 사이 수사 영역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듣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 모든 질문에 대한 책임 있는 대답은 결국 조직의 기관장, 즉 '경찰청장'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최근 광주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의혹과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 등 경찰관들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이어지자, 청장 대행과 국가수사본부장의 사과와 대책 마련 약속이 이어졌지만, 그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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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보통 큰 일이 발생하면 경찰청장은 '대외적 설명'에 나서고, 내부 법리 검토와 대안 마련 등 '실무 책임'은 차장이 맡기 마련인데 대행 체제에선 한 명이 두 가지 책임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부 컨트롤 타워가 없다 보니 큰 사건들 이후 후속으로 내놓는 대책들도 일관된 흐름으로 모이는 게 아니라 공중에 떠다니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현재와 같은 장기 대행 체제에선 인사와 조직의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대행 체제에선 기관의 대외적 대표성과 협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고, 대규모 예산과 조직개편처럼 장기적 책임이 필요한 정책은 역시 소극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합니다.
■ 김종철·고범석·유승렬 주요 후보군…이종원 비서관도 변수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중에서만 승진·임용할 수 있어 치안정감들은 통상 차기 청장 후보군으로 꼽힙니다.
현재 공석으로 남은 경기남부경찰청장과 경찰대학장을 제외하고 현직 치안정감 5명 중 차기 청장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 실제로 김종철 차장이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차기 청장 후보로 부상했고, 이번에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고범석 서울청장과 유승렬 인천청장도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경찰 안팎에선 치안감에서 청와대 국민안전비서관으로 이동한 이종원 전 충북청장이 치안정감으로 경찰에 복귀해 청장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나오는데, 이 비서관이 차기 청장 후보군에 합류하려면 경찰 재임용과 치안정감 승진 등 추가적인 인사 절차가 필요합니다.
일각에선 10월에 새로 출범하는 중수청장과 인선 시기를 맞추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 관계자는 "중수청장 인사와 시기를 맞춰야 할 필요는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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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경찰청장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