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했던 이유, 결국 석유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베네수엘라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거래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힌 데 이어, 베네수엘라 국회가 어제 이 협정을 승인했는데요.
거래의 실체와 파장을 최규연 외신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계약,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네, 미국이 베네수엘라 민간 사업자와 새 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를 통해 베네수엘라 유전 17곳을 개발하는 계약입니다.
이 17개 유전의 추정 매장량은 650억 배럴인데요.
미국의 전체 매장량인 460억배럴보다 규모가 큽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양이죠.
유전 개발 회사는 베네수엘라의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가까운 현지 사업가의 노스 아메리칸 블루 에너지 파트너스입니다.
이 회사가 100년간의 개발권을 얻고, 미국은 생산량의 55%를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이 회사의 비경영지분 35%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미국 정부가 경매나 입찰을 거쳐 미국 석유업체들에 유전 개발권을 배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런 대규모 계약이 갑자기 성사된 이유가 뭘까요?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당시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마두로 당시 대통령을 체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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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회사들이 수십억 달러를 베네수엘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우리의 대형 석유회사들이 들어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망가진 석유 인프라를 복구해 석유가 다시 생산되도록 할 겁니다."]
이후 미국은 석유 제재를 완화하고 미국 기업의 진출을 확대했습니다.
그리고 8개월 만에 이번 계약이 나온 겁니다.
현재 마두로 대통령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 중이죠.
죄수용 운동복을 입은 채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최근 SNS에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마두로 전 대통령은 마약 테러 공모와 코카인 수입 공모 혐의 등으로 미국 법원에 기소됐지만, 결국 체포의 진짜 이유, 석유 때문이었다고 볼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석유로 전략비축유를 가득 채우겠다고 했는데요.
실제로 바로 가능한 겁니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미국 전략비축유는 현재 2억 9천만 배럴 정도로, 최대 저장 용량의 41% 수준입니다.
이란 전쟁으로 1억 7,200만 배럴을 방출하면서 비축량이 크게 줄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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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루스소셜에 "비축유를 가득 채우는 절차가 곧 시작될 것이며, 이는 미국 국민에게 주는 베네수엘라의 선물" 이라고 썼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원유 개발에는 기반 시설 구축이 필요하죠.
로드리게스 대통령조차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델시 로드리게스/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 : "땅속에 자원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투자와 기술, 인프라, 생산 능력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미국이 실제로 원유를 확보하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선물이란 표현까지 썼지만, 정작 미국의 석유기업들은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면서요.
네, 베네수엘라는 투자를 하기에 위험한 국가라는 겁니다.
정치와 치안이 불안한 데다, 과거 정부가 외국 기업의 자산을 몰수한 전례도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의 슈퍼 메이저기업으로 꼽히는 엑슨모빌조차 2007년 차베스 대통령의 석유산업 국유화 정책으로 자산을 빼앗긴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런 우즈/엑슨모빌 CEO/지난 1월 : "저희는 베네수엘라에서 자산을 두 차례나 몰수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 그곳의 법적·상업적 체계를 보면 지금은 투자할 수 없는 곳입니다."]
여기에 계약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선출된 권력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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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들어설 정부가 미국과 맺은 장기 계약을 계속 인정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겁니다.
베네수엘라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고요?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는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라, 헌법상 국유자산인데요.
그동안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빼앗으려 한다며 반미 노선을 유지해 왔습니다.
2024년 대선 당시 야권 지도자였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이번 합의와 비슷한 내용을 제시하자, “미국 주인에게 석유와 가스, 금을 넘기려 한다”고 비판한 바 있는데요.
불과 2년 만에 그 비판을 고스란히 돌려받고 있습니다.
차베스 정부에서 국영석유회사와 석유부를 이끌었던 라파엘 라미레스는 이번 계약을 "역사적인 항복" 이라고 규정했고요.
카라카스에서는 미국의 개입에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습니다.
[시위 참가자 : "저들이 내리는 결정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자원을 빼앗아 가고 있으니까요."]
결국 이번 계약은 베네수엘라 주권 문제로 번지며, 현 정부의 정당성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계약은 11월 중간 선거를 노린 승부수이기도 합니다.
치솟은 미국 기름값을 낮추는 동시에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서반구의 주도권까지 가져오겠다는 구상인데요.
적지 않은 난관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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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라미레스는 이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