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분석 모식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제공
꿀벌이 꽃에서 모아온 꽃가루와 꿀만으로 섬에 어떤 식물이 분포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 조사 방법이 확인됐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꿀벌이 수집한 꽃가루와 꿀에 남은 환경유전자(eDNA)를 분석해 섬 지역의 식물상을 신속하게 살펴볼 수 있는 모니터링 기법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7일 '곤충의 날'을 앞두고 꿀벌의 생태적·학술적 가치를 생물다양성 조사에 활용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를 보완할 방법으로 매일 수천차례 꽃을 찾아 이동하는 토종벌에 주목했다.
꿀벌이 여러 식물을 오가며 가져오는 꽃가루와 꿀에 남아 있는 유전정보를 분석하면 사람이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도 주변에 어떤 식물이 존재하는지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 토종벌이 수집한 꽃가루와 꿀을 분석한 결과 모두 54개의 식물 유전자 정보를 찾아냈다.
검출된 식물도 다양했다. 욕지도 상록활엽수림을 구성하는 주요 수종인 구실잣밤나무를 비롯해 사람주나무와 차나무, 때죽나무, 산수유, 노박덩굴, 참회나무, 미역줄나무 등이 확인됐다.
사람이 심은 편백과 참나무속 식물도 검출됐으며 자주괭이밥과 뚝갈, 갓 등 풀 종류의 유전자도 함께 나왔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토종벌이 낮은 초본층부터 높은 교목층까지 섬 안의 다양한 식물을 먹이원으로 이용한다는 。도 확인했다.
다만 이 방법이 연구자의 현장 도보조사를 완전히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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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벌의 활동 반경 안에서 꽃이 피는 식물을 중심으로 유전정보가 수집되기 때문이다.
자원관은 기존 현장조사와 병행할 경우 접근하기 어려운 섬이나 연안 절벽의 식물 변화를 보다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기후변화로 밀원식물의 개화 시기가 달라지거나 꿀벌의 먹이가 되는 식물이 감소하는 현상을 장기간 추적하는 데도 활용할 계획이다.
정준성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임연구원은 "화분 매개 곤충과 환경유전자 기술을 결합하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섬 지역의 생태 변화를 빠르게 감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현장조사를 보완하는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기술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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