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DB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정책 파열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 홈페이지에는 11일 기준 6000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다. 세제개편안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는 것은 왜일까. 조세 저항이라고만 보기엔 세대와 계층을 넘나들며 비판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세제개편안이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진원지로 지목한다. ①부동산과 금융 세제의 틀을 대폭 고치면서 셈법이 더 복잡해지고 ② 예외에 예외가 더해지며 예측 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③여론에 의한 변동성이 극대화하면서 여진이 계속된다는 분석이다. ‘난수표’를 방불케 하는 세제개편안이 불안을 확산시킨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세제는 ‘실거주’와 ‘공제 한도’라는 변수가 더해지며 더욱 복잡해졌다. 실거주 여부에 따라 내년부터 2029년까지 종부세와 양도세 과세 체계가 달라진다. 그렇다 보니 “내가 내야 할 세금이 얼마라는 건가”에 두루뭉술한 답조차 찾기 힘들어졌다. 홍기용 인천대 명예교수는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기존 세법을 토대로 해외 이주나 재무 계획을 세웠던 사람들의 신뢰가 깨지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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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경우 기존의 ‘개별 과세’와 ‘1세대 1주택 특례’ 신청‘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납세자가 매년 시뮬레이션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공시가격 18억원(시가 약 26억원)을 넘는 시.부터 실거주 여부, 거주 기간, 부부 연령, 공제 한도 등이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종부세액이 달라진다. 양도세 역시 거주 기간과 양도 시.에 따라 기본 공제(현행 250만원)와 공제 한도가 갈린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현재 개편안은 거주와 보유 요건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분간 세무사들조차 꼼꼼히 살펴봐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홍 명예교수도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보다 복잡한 공제 제도 위에 한도까지 더해지며 유례가 없는 구조가 됐다”고 했다.
정책 부작용을 막기 위해 ‘예외 조항’이 불어나는 .도 피로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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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무주택자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세입자를 낀 주택을 매수할 경우, 실거주 의무를 미뤄주는 특례 기간을 현행 올해 말에서 2028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칙적으로 토허구역 내 주택 매수자는 4~6개월 이내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전·월세 물량 감소와 세입자에 대한 조세 전가를 최소화하려다 예외를 늘리는 형국이 됐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예외 사유가 개별 여건을 모두 담아낼지도 미지수다. 정부는 1년 이상 거주한 주택에서 직장(변경·전근), 취학,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봉양 등의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이전한 기간을 최대 3년까지 인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외 부득이한 사유도 대통령령 등 세부 규정을 마련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여기선 신뢰의 문제가 생긴다. 홍 명예교수는 “예측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예외 사유를 믿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여론에 따라 조세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도 여진을 길어지게 한다. 정부는 입법예고와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추가 수정 방침을 시사했다. 청와대와 여당도 세제개편안에 대한 손질을 예고한 상태다. 김 교수는 “납세자 스스로가 세 부담을 수긍할 수 있는 방향이 돼야 여진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잡한 공제 제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