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브라질 대선에서 패배 직후 자취를 감췄던 우파 성향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를 거쳐 비밀리에 미국에 입국했다. 브라질에서 수사를 받고 있던 보우소나루는 차량 여러 대를 동원해 연막 작전을 펴는가 하면 이미 출국했다는 소식을 퍼트려 혼선을 유도한 끝에 전용기를 활용해 유유히 미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AFP통신은 28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의원이 연락을 끊고 행방불명됐던 24시간을 되짚어 시간 순서대로 보도했다.
보우소나루는 결선 투표일인 25일 밤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굳은 표정으로 좌파 성향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에게 패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선거 무효화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몇 시간 뒤 브라질 대법원은 보우소나루의 출국을 금지하고 의원 신분으로 보유한 외교관 여권을 포함한 브라질 여권을 취소하고 다른 국적의 여권을 24시간 안에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해외 도피 가능성 때문이었다.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에서 부패와 자금세탁·외화 관련 불법 행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다음 날인 26일 보우소나루는 아무 장식도 없는 벽 앞에서 야외 촬영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영상에서 대법원의 출국 금지는 "명백히 나를 위협하려는 시도"라며 "여권을 반납하고 부당한 처사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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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바에는 27일 보우소나루가 아르헨티나 북동부 도시 푸에르토이과수에서 항공편에 탑승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 행렬이 흩어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보우소나루가 주로 탑승하는 중간 차량의 운전자가 창문을 내렸는데, 차 안엔 보우소나루가 타고 있지 않았다.
경찰 소식통은 AFP에 보우소나루의 브라질 여권과 외교관 여권이 모두 무효화됐다고 확인했다.
미국 언론은 이쯤 보우소나루가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우소나루의 행방을 놓고 브라질은 혼돈에 빠졌다. 심지어 보우소나루의 호제리우 마리뉴 선거대책본부장은 브라질리아에서 기자들에게 "오늘 아침 보우소나루로부터 '오늘은 시간을 좀 보낸 뒤 얘기하겠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게 전부였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가 이미 출국했다는 보도가 계속됐을 때도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에 있었다고 AFP는 전했다.
아르헨티나 이민국은 보우소나루가 실제로 국경을 넘어 입국했을 때가 28일 오전 1시 50분(그리니치 표준시)이었다고 전했다. 브라질을 떠났다는 첫 언론 보도가 나온 지 12시간도 더 지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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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이민국은 보우소나루가 브라질 포스두이과수와 아르헨티나 푸에르토이과수를 연결하는 탄크레두 네베스 국제교량을 통해 "유효한 여행 서류를 소지하고 법적인 장애 사유 없이" 입국했다고 설명했다.
보우소나루는 이탈리아 여권도 보유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보우소나루가 1500㎞ 이상 떨어진 브라질리아에서 아르헨티나까지 어떻게 이동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브라질 경찰은 보우소나루가 브라질을 출국했다는 공식 기록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권을 제출하지 않은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나, 여권 미제출만으로 보우소나루가 법적으로 도주자 신분이 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이민국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가족은 전용기를 타고 에콰도르 항구 도시 과야킬로 향했다. 전용기는 거의 텅 빈 공항에 잠시 착륙해 급유하고 다시 이륙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해당 전용기는 미국 마이애미로 향하고 있었다.
아르헨티나에서 출발한 지 약 12시간 만에 보우소나루 가족은 미국 플로리다 오파로카 공항에 도착했다.
출입국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미국 국토안보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무효화된 외교관 여권을 이용해 입국했다.
AFP는 "보우소나루가 여권을 제출하지 않고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를 거쳐 미국으로 도피하는 길을 택했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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