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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6-08-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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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근원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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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미술 홍성후 지음 이데아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그 잔해 속에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만 묻힌 게 아니었다. 반세기 넘게 소련과 동구권, 동아시아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제작된 미술 작품도 함께 묻혔다. 이른바 ‘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 분류되는 이 ‘붉은 미술’은 “퇴행의 상징이자 마르크스주의 미학이 남긴 오。”일 뿐이었다. 북한을 중심으로 냉전 시대 사회주의 국가 미술에 천착해온 저자는 ‘역사의 종말’이라는 다소 섣부른 선언과 함께 폐기됐던 붉은 미술의 관뚜껑을 연다. 사회주의 미술을 역사적 퇴물로 취급하는 승자적 시각에서 벗어나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할 역사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예술을 역사와 분리할 수 없다는 마르크스주의적 인식”에서 비롯된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예술이 “정치·윤리적 요구와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실험한 사례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런 전제 아래 저자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발상지인 소련에서 출발해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 북한과 중국·일본을 거쳐 재일 조선인 미술가들의 디아스포라로까지 시야를 넓힌다. 이삭 브로드스키의 그림 ‘코민테른 제2차 세계대회에서의 레닌’. 1924. 캔버스에 유채. 모스크바 국립역사박물관. [사진 이데아]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예술을 계급투쟁의 실천 수단으로 본 레닌으로부터 싹텄다. 하지만 예술에 큰 관심이 없었던 레닌은 형식에 간섭하지 않고 예술가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했다 체리마스터 공략 . 실제로 이삭 브로드스키가 그린 ‘코민테른 제2차 세계대회의 레닌(1924)’에서 레닌은 화면을 지배하는 주제가 아니라 군중의 일부로 존재할 뿐이었다. 이 그림에는 코민테른에 참가한 최초의 조선인 사회주의자 박진순도 레닌과 같은 크기로 등장한다. 하지만 스탈린은 달랐다. 그는 예술가를 ‘인간 영혼의 엔지니어’라고 지칭했다. 인간의 정신구조를 바꾸는 프롤레타리아 의식의 설계자를 말하는데, 이는 1934년 제1차 소비에트 작가회의에서 구체화된다. “생명 없이 단순히 객관적 현실로 묘사해서는 안 됩니다. 현실을 혁명적 발전 속에서 묘사해야 합니다.” 이를 1950년대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조소한다. 팔과 다리, 눈이 모두 하나씩인 정치위원이 초상화를 의뢰했다. 화가가 있는 그대로 그렸다가 부르주아적 자연주의라는 이유로 총살당했다. 다른 화가는 두 팔과 두 다리, 두 눈으로 그렸고 반동적 이상주의로 몰려 총살당했다. 세 번째 화가는 멀쩡한 팔과 다리, 눈만 보이는 옆모습으로 그렸다. 그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모범을 보였다며 훈장을 받았다. 결국 모순은 감추고 체제를 미화하는 것이 사회주의 리얼리즘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웃기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서구의 미술 사조는 부르주아 사회가 퇴폐한 증거로 취급됐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위배된 예술가들의 색출 작업이 벌어졌다 릴게임 온라인골드몽 . 이런 광기는 1953년 스탈린이 죽을 때까지 계속됐다. 흐루쇼프의 ‘해빙’ 훈풍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에도 불었다. 오랜 논의 끝에 인상주의까지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범주에 포함시켰다. 소련의 개입으로 혁명의 좌절을 겪은 동구권 국가들은 소련보다 개방적 태도를 취했다. 특히 동독에서는 표현주의의 부활과 함께 반전과 평화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중국과 북한은 흐루쇼프의 조치를 떨떠름하게 생각했지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에서도 열띤 인상주의 논쟁이 벌어졌고, 의외로 북한에서 일시적이나마 인상주의가 수용된 적이 있었다. 원로화가 김관호는 사실상 절필 상태에 있다가 1956년 인상주의 화풍이 돋보이는 ‘가을의 모란봉’을 그렸다. 책이 소개하는 그림 중 거의 유일하게 ‘단순한 객관적 현실’만이 담긴 그림인데 숨죽이며 지내다 밖으로 뛰어나온 노화가의 환희가 느껴지는 듯하다.(책에 등장하는 그림 중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그림이다.) 책은 사회주의 미술사뿐만 아니라 현대정치사를 심도있게 아우른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미술이 국가권력과 체제를 위해 복무한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인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책에는 150여 개의 희귀 도판이 수록돼있어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마도 대부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림일 터다. 이게 포스터지 그림이냐 할 수도 있겠고 화가들의 애환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말처럼 그것도 ‘역사의 일부’였다. 이훈범 작가 리즘에 위배된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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