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수정 기자]인공지능(AI)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냉각ㆍ공조설비 기술 확보가 기계설비업계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데이터센터 물량을 적기에 소화하기 위해선 모듈러 생산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3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AI시대의 데이터센터 건설산업 육성과 공급전략’ 국회 세미나에서는 데이터센터 시장 변화와 이에 대응한 건설산업의 생산체계 혁신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날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김미숙 세빌스코리아(Savills Korea) 상무는 국내 데이터센터 IT 부하(IT Load) 용량이 2025년 1.32GW에서 2030년 2.84GW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상무는 “생성형 AI에 이어 에이전틱(Agentic) AI와 피지컬(Physical) AI 등으로 AI 활용 영역이 넓어지면서 고성능 연산을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AI 연산의 고밀도화는 데이터센터에 요구되는 성능 자체를 바꾸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규모로 가동하는 만큼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밀도와 발열량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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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따라 발생한 열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냉각ㆍ공조 시스템을 비롯해 공기ㆍ물ㆍ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기계설비 기술이 데이터센터의 효율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액침냉각 등 고효율 냉각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 물량을 적기에 소화하려면 기존 현장 중심의 생산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기계설비를 중심으로 한 모듈러 생산체계가 제시됐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문병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원장은 BIM(건설정보모델링)을 기반으로 설비를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설치하는 방식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부원장은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할 경우 기존 현장 중심 방식보다 공사기간을 36% 단축하고 현장 노무를 63% 줄이는 동시에 공장 제작 단계에서 초기품질을 95% 수준까지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공기 단축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수익성과도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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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부원장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과거 ‘누가 잘 짓느냐’에서 ‘누가 표준설계 모듈을 갖고 빠르게 공급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요에 따라 데이터센터 용량을 탄력적으로 증설할 수 있는 표준화ㆍ모듈화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생산체계 혁신을 뒷받침할 산업 생태계 구축도 과제다. 냉각ㆍ공조 등 핵심 설비 기자재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설계ㆍ제작ㆍ시공ㆍ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모듈러와 자동화 등 새로운 생산방식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ㆍ성능 기준을 정비하는 등 제도적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법ㆍ제도 정비도 시급하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법적으로 ‘방송통신시설’이라는 하나의 건축물 용도로 다뤄져 AI 데이터센터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입지와 인허가뿐 아니라 설비ㆍ기자재 기준과 전문인력 양성, 모듈러 생산체계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명준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량이 향후 건설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입지와 인프라부터 설계ㆍ시공까지 아우르는 실행전략 마련과 관련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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