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여전히 차를 몰고 다니지만, 정작 차를 만든 회사는 사라진 것입니다. 한때 중국 전기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던 기업들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수십만 대의 차량이 수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화려했던 중국 전기차 신화의 그늘이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4일 중국 인민일보는 자동차 제조사의 파산과 생산·서비스 중단으로 사후관리 체계를 잃어버린 신에너지차가 수십만 대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처럼 제조사가 사라져 수리와 부품 공급, 기술 지원을 받기 어려워진 자동차를 '고아차'라고 부릅니다.
앞서 9월 24일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파산·청산 절차에 들어가거나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중국 신에너지차 업체는 23곳에 달합니다. 이들 업체가 정식으로 판매한 신에너지 승용차는 누적 약 85만 대입니다. 한때 신생 전기차 업체 판매량 1위를 기록했던 나타자동차를 비롯해 웨이마, 가오허, 헝츠, 지위에 등이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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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제조 열풍이 절정에 달했을 당시에는 400개가 넘는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막대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판매량을 늘렸지만, 장기간 운영해야 할 사후관리 체계는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한때 100개가 넘었던 신에너지차 브랜드가 2030년에는 10여 개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문제는 제조사가 사라져도 이미 판매한 차량은 도로에 남아 있다는 。입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웨이마와 나타, 가오허 등의 차량은 사고나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교체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기차 특유의 기술 구조도 문제입니다. 배터리와 모터, 전자제어 시스템이 고도로 통합돼 있고 제조사 전용 진단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 접근 권한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부품을 확보하더라도 정비업체가 고장 원인을 파악하거나 수리를 완료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실제 펑파이신문은 배터리가 고장 난 웨이마 차량 소유자가 수리업체를 찾지 못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제조사가 고장 코드를 암호화해 일반 장비로는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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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배터리로 교체하려고 하자 차량 가격의 약 1/3에 달하는 비용을 요구받았습니다.
차량의 스마트 기능도 문제입니다. 나타자동차가 파산 절차에 들어간 이후 40만 명이 넘는 차량 소유자가 커넥티드카 서비스 종료 통지를 받았습니다. 제조사 서버 운영이 중단되면 원격 잠금 해제나 에어컨 제어 등 각종 편의기능을 이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피해는 보험과 중고차 시장으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부품 공급 중단과 높은 수리비를 이유로 일부 보험사는 시장에서 퇴출된 브랜드의 보험 가입을 거절하거나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습니다. 신차 가격이 68만 위안이었던 가오허 HiPhi X는 2년 만에 중고차 매물 가격이 15만~20만 위안까지 떨어졌습니다.
중국의 '자동차판매관리방법'은 특정 차종의 생산이 중단되더라도 최소 10년간 부품 공급과 관련 사후서비스를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조사가 파산하면 이러한 의무를 실제로 이행하기 어렵습니다. 소비자의 품질보증 관련 청구권도 파산 절차에서 일반채권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국 당국은 제조사의 사후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외부 정비업체가 수리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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