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수의법의학센터 황원주 센터장(오른쪽)과 고재형 주무관이 부검실에서 수의법의검사 과정과 센터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예전보다 동물의 죽음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신고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학대가 의심되는 동물이 왜 죽었는지 밝혀내는 게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수원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수의법의학센터에서 만난 황원주 센터장과 고재형 주무관의 설명이다.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망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그 결과를 수사에 활용하는 일도 중요해지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해 8월 신설한 수의법의학센터는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수의법의검사 전담조직이다. 부 검실·영상진단실 등이 갖춰진 이곳은 수의직 공무원 3명이 근무하고 있다.
황 센터장은 “과거에는 동물학대 사건을 수사할 때 목격자나 관계자의 진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사망 원인과 학대 여부를 판단할 과학적 증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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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법의검사는 동물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시작된다. 경찰이 현장을 확인해 범죄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면 사체를 수거해 센터에 검사를 의뢰한다. 발견 장소와 사체 상태 등 현장 정보도 함께 전달한다.
동물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수의법의학센터
검사는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먼저 사체의 외관과 영양 상태를 살핀 뒤 엑스레이(X-ray) 등으로 골절이나 외상 여부를 확인한다. 이어 부검으로 내부 장기와 조직을 살피고 조직병리검사와 병원체검사를 진행한다. 중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약독물검사도 한다. 이를 통해 질병이나 외상, 중독 등 사망 원인을 찾아낸다.
센터는 지난해 14건에 이어 올해 현재까지 12건의 사인을 밝혀냈다. 의뢰되는 동물은 개와 고양이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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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에서 참새가 집단 폐사해 약물에 의한 것인지 확인한 사례도 있다. 검사 결과는 경찰에 전달돼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고 주무관은 “학대가 의심돼 들어온 동물에서 외상이나 중독 등 사망 원인을 밝혀냈을 때 보람이 크다”며 “검사 결과가 실제 수사에 도움이 될 때 특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동물 사체를 직접 다루다보니 어려움도 있다. 고 주무관은 “발견된 지 오래돼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사체가 들어오면 다가가기 어려울 때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부패가 빨라 검사에 어려움이 커진다. 그럼에도 사체에 남은 흔적을 놓치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야 한다.
황 센터장은 “학대로 인한 죽음이 의심될 때는 빠른 신고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수의법의학은 국내에서 아직 초기단계다. 과학적인 사인 규명 체계가 자리 잡으면 동물학대 예방과 동물보호·복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 검사를 의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