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형 애착이 있는 사람은 상대가 자신에게 흥미를 잃었다는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문자 길이가 짧아지거나 답장이 평소보다 늦어지는 등 다른 사람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변화에도 크게 불안해질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인의 문자 말투가 평소와 조금만 달라도 "마음이 식은 건 아닐까" 걱정하고, 사랑한다는 확인을 반복해서 요구한다면 '불안형 애착'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임상심리학자 트레이시 킹 박사는 최근 영국 사우스웨스트뉴스서비스(SWNS)를 통해 "애착 유형은 주로 어린 시절 보호자와 맺은 관계를 바탕으로 형성되며, 이후 연인이나 가족 등 가까운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신과 의사 존 볼비가 제시한 애착 이론에 따르면, 어린 시절 보호자로부터 꾸준한 돌봄을 받으면 다른 사람을 비교적 믿는 '안정형 애착'이 형성될 수 있다. 반대로 보호자의 반응이 일관되지 않거나 무관심·위협적인 경험이 반복되면 불안형·회피형·혼란형 애착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가운데 불안형은 상대에게 버림받거나 사랑받지 못할까 지나치게 걱정하는 유형이다.
다만 한두 가지 특징만으로 불안형 애착을 단정할 수는 없다. 킹 박사는 "이런 행동은 어린 시절 안전을 지키기 위해 형성된 적응 방식일 수 있다"며 "상대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줬는데도 다음 특징들이 반복해서 함께 나타난다면 불안형 애착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절 신호를 지나치게 살핌=불안형 애착이 있는 사람은 상대가 자신에게 흥미를 잃었다는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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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길이가 짧아지거나 답장이 평소보다 늦어지는 등 다른 사람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변화에도 크게 불안해질 수 있다. 킹 박사는 "문자의 작은 변화를 발견한 뒤 걱정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거절에 예민한 반응은 다른 심리적 특성으로도 나타날 수 있어 한 가지 행동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사랑을 반복해서 확인함="나 사랑해?", "오늘 나 보러 올 거지?"처럼 상대의 마음과 행동을 계속 확인하려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다. 상대가 신뢰를 깨뜨린 적이 없어도 버림받을 수 있다는 불안 때문에 반복해서 확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확인을 받으면 잠시 안심하지만, 불안이 금세 되살아나 같은 질문을 되풀이할 수 있다.
▶떨어져 있을 때 크게 불안해함=연인이나 가까운 사람이 여행이나 출장으로 잠시 떨어져 있는 것만으로도 심한 불안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보고 싶은 정도를 넘어 '떨어져 있는 동안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식이다. 킹 박사는 "분리 상황이 생기면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신경계가 위기 상황처럼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심장이 빨리 뛰고, 배가 철렁하는 느낌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질투를 유발하거나 관계를 시험함=상대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질투심을 자극하거나 "우리 헤어지자"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관계를 끝내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자신을 붙잡고 사랑을 증명해 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상대의 반응을 보기 위해 갑자기 연락을 끊거나 차갑게 대하는 행동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오히려 상대를 지치게 하고 관계를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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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 박사는 "이런 행동이 반드시 상대를 의도적으로 조종하려는 것은 아니며, 버림받지 않으려는 두려움에서 무의식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의 욕구와 기준을 잃음=상대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취향과 의견, 생활 방식까지 상대에게 맞추기도 한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불편한 행동도 참으며, 자신의 감정보다 상대의 기분을 우선하는 식이다. 킹 박사는 "상대에게 맞추는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기준과 경계를 세우지 못하면 상대가 통제하거나 강압적으로 행동하는 관계에서도 벗어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불안형 애착의 특징이 있다고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다. 킹 박사는 "이는 어린 시절 안전을 지키기 위해 형성된 적응 방식일 수 있다"며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여기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첫 단계"라고 말했다.
불안이 시작될 때 몸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살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인의 행동을 걱정하기 시작했을 때 가슴이 조이는지, 배가 철렁하는지, 어떤 생각과 두려움이 뒤따르는지 확인하는 식이다. 몸의 반응과 생각을 차분히 관찰하면 실제로 위험한 상황인지, 과거의 불안이 되살아난 것인지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천천히 호흡해 긴장을 낮추는 방법도 있다. 가슴보다 배가 움직이도록 숨을 쉬고, 들이마시는 시간보다 내쉬는 시간을 길게 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4초 동안 숨을 들이마시고 8초 동안 내쉴 수 있다.
다만 상대를 반복해서 시험하거나 통제하고, 같은 문제로 관계가 계속 깨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관계와 애착 문제를 다루는 심리 상담이나 치료를 통해 불안이 생기는 원인과 반복되는 행동을 살펴볼 수 있다.
상대가 신뢰를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