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서울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용산공원에 공공임대주택 추진에 나섰다. 국회에서는 지난달 말 용산공원 일부를 택지로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후속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용산공원을 온전하게 보존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에 5만 명 이상 동의하는 등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용산공원 훼손은 1㎝도 동의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국민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희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용산공원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는 사람은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국민의 귀한 자산을 소수에게 혜택으로 주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진 고문은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역임하고 연세대에서 도시공학 박사 학위를 받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국내 최고 도시계획 정책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20년 서울시 퇴직 후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로 강단에 섰고, ‘블랙홀강남 아파트나라’, ‘권력이 탐한 공간: 청와대 광화문 용산’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2023년부터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주택·건설 정책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진 고문은 “용산공원은 민족 수난 시대에 외세가 .령한 역사가 있고, 도심 한복판의 대형 녹지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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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공간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용산공원에 주택을 짓기로 하더라도 공급이 금방 이뤄지지 않는다”며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상승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청년·신혼부부 같은 사회 초년생, 약자를 배려하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실현 방법은 현실적이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좋은 입지에 반값 아파트, 반값 전월세를 공급한다는 것은 허구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진 고문은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릴 대안으로 용적률을 높이는 고밀 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역세권 용적률을 주거·업무 등 용도지역과 관계없이 1000%까지 허용해 고밀 개발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며 “일본 도쿄 23구의 전체 주택 수는 약 600만 가구지만 서울은 400만 가구로 개발 밀도가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주상복합 등 고밀 개발이 이뤄지고 주거 전용 건물도 1000%까지 용적률이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울의 평균 용적률은 150~160% 수준으로, 역세권 고밀 개발이 이뤄지면 50만~100만 가구의 추가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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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시의 용적률 상한은 준주거지역 400%, 일반상업지역 800%, 중심상업지역 1000% 등 용도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한다. 서울과 비슷한 입지·인구 등의 조건인 일본 도쿄 23구와 비교해 고밀 개발을 통한 추가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이 같은 높은 용적률 적용이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하게 되면 규모가 큰 곳은 수천 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다”며 “해당 지역의 경관·교통 등 도시 계획적 측면을 고려해야 하며 과도한 용적률 상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에 대해서도 현재 200% 수준인 용적률을 250~300%까지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 고문은 “1기 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은 200% 수준에 불과했다”며 “3기 신도시의 경우 용적률을 250~300%로 높이면 10만 가구 정도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 대상 부지를 확대하면 인프라 조성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며 “기존 개발 부지의 밀도를 높이고 그린벨트 등 녹지는 보존해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존에 발표한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을 제대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150만 가구 공급 계획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대상 부지의 진행 상황, 입주 예정 시기 같은 정보를 지속해서 공개한다면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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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정부에서 가장 성공적인 주택 공급 정책으로는 노태우 정부의 1기 신도시 건설을 꼽았다. 그는 “1기 신도시인 분당과 일산은 1989년 조성 계획이 발표돼 분당은 1991년, 일산은 1992년 입주가 시작됐다”며 “당시 권위주의 정부였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더 속도를 낼 수 있었다는 。을 고려해야 하지만, 주택공급 방식은 이런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진 고문은 서울시 재직 중 이명박 시장 임기에 뉴타운 과장으로 정비사업 확대 정책에, 박원순 시장 재임 기간에는 도시재생본부장으로 정비구역 지정 해제 정책에 각각 참여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 주택정책이 진보·보수 시장의 성향에 맞춰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명박 시장 당시 뉴타운이 인기를 얻어 필요 이상으로 지정됐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돼 사업성이 떨어지고 주민 반대가 심해 정비구역을 해제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박원순 시장 임기에는 정비구역 지정 해제가 과도하게 이뤄졌다”며 “서울의 주택 공급은 부동산 경기와 관계없이 연간 7~8만 가구 정도 규모가 지속해야 하는 데 결국 실패했다”고 언급했다. 서울의 주요 주택 공급 수단인 정비사업 정책에 대해서는 “정비구역의 추가 지정보다는 기존 사업의 단계별 병목을 해소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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